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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까지 막았던 '그 사건'…故김성재를 30년 만에 불러내다1990년대 대중음악계에 한 획을 그었던 힙합 듀오 '듀스'의 멤버 고(故) 김성재가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그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복원한 신곡 '라이즈(Rise)'가 28년 만에 발표된다는 소식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그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듀스의 또 다른 멤버 이현도가 이끄는 이번 프로젝트는 첨단 기술을 통해 김성재의 독보적인 보컬 톤과 질감을 정밀하게 재현해냈으며, 이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닌, 멈춰버린 그의 음악 세계를 현재의 기술로 다시금 펼쳐 보이는 의미 있는 시도다.이번 목소리 복원은 과거 홀로그램 영상 수준에 머물렀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음성 AI 전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된 AI 보컬 엔진은 그의 살아생전 목소리를 데이터로 학습하여, 신곡 녹음에 완벽하게 적용되었다. 이는 마치 김성재가 스튜디오에서 직접 노래를 부른 듯한 생생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AI 영상 전문 스튜디오가 제작한 뮤직비디오까지 더해져, 그의 음악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를 그리워했던 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전망이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티스트의 예술적 생명을 연장하고, 그가 남긴 문화적 유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향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대중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김성재를 이토록 뜨겁게 기억하고, 기술까지 동원해 그를 소환하려는 이유는 그의 비극적인 죽음과 깊은 관련이 있다. 1993년 듀스로 데뷔해 '나를 돌아봐', '여름 안에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그는, 1995년 성공적인 솔로 데뷔 무대를 가진 바로 다음 날 한 호텔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의 팔에서 발견된 28개의 주사 자국과 체내에서 검출된 동물마취제 성분은 그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시사했다. 당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여자친구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었다.결국 그의 죽음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미제 사건으로 남았고, 이는 대중의 호기심과 안타까움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지난 2019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해당 사건을 다루려 했으나, 전 여자친구 측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방영이 무산된 일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절정의 순간에 멈춰버린 젊은 스타의 시간과 누구도 속 시원히 설명하지 못하는 죽음의 진실은 그를 하나의 신화적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이번 AI를 통한 그의 귀환은, 그가 미처 다 보여주지 못했던 재능과 못다 이룬 꿈을 향한 팬들의 간절한 그리움이 기술과 만나 이뤄낸 기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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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일본인도 한국으로?…'관광객 싹쓸이' 앞둔 한국,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중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양국을 오가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한국 관광 시장이 뜻밖의 호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내 주요 여행사들의 일본 여행 상품 취소율이 70%에 육박하고, 주요 항공사들이 무료 환불 조치에 나서는 등 중국 정부 차원의 '일본 여행 자제령'이 강력한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간 700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과 약 20조 원의 관광 수입에 의존해 온 일본 관광 시장에 막대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발 일본행 항공권 50만 장이 무더기로 취소되는 등 양국 간 관광 냉각기는 현실화되고 있으며, 한 연구소는 이로 인한 일본의 경제 손실이 1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K-콘텐츠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한국이 일본을 대체할 최적의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은 여러 긍정적인 신호에 기반한다. 우선 한국은 일본 못지않은 쇼핑 인프라와 높은 수준의 현지 선호도를 공유하고 있어 일본 여행을 포기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기에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시행된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은 입국 문턱을 크게 낮추며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러한 호재에 힘입어 지난 9월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이미 424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등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관광 시장의 위기가 한국에게는 최대 경쟁자와의 격차를 좁히고 아시아 관광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절호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이번 갈등은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일본인 관광객들의 한국행을 유도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여행지 선택 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과거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에도 일본인들의 중국 여행이 절반 이상 급감했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이번 갈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중국 대신 다른 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높은 선호도를 가진 한국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게 현지 여행업계의 전망이다. 즉, 중국과 일본 양국의 관광객을 동시에 흡수하며 '어부지리'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다만, 장밋빛 전망에만 취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든다. 동북아 관광 수요를 선점하려는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의 도전이 거센 데다, 관광객 대부분이 집중되는 수도권의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55.2%에 머무는 중국인 관광객의 낮은 재방문율을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무엇보다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2017년 사드 사태 당시 뼈아픈 경험을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국내 전담 여행사 절반이 문을 닫았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시장을 다변화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경쟁국보다 한발 앞서 체계적인 유치 전략을 세우고 늘어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점검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