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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존재와의 유대, 피치니니의 킨쉽수원시립미술관이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패트리샤 피치니니의 대규모 개인전을 선보이며 2026년 하반기 미술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수원 팔달구 행궁 본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국제전 '킨쉽(Kinship)'은 작가가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갖는 개인전이자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조각부터 영상, 설치물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20여 년간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 56점의 작품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인 '킨쉽'은 단순한 혈연관계를 넘어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맺는 유대와 책임을 의미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인간과 비인간, 기술과 자연이 얽히는 기묘하고도 따뜻한 풍경을 그려낸다. 피치니니는 실리콘과 머리카락 등을 활용해 실제 생명체처럼 보이는 극사실주의 조각을 구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 호주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이후 그녀는 생명공학 시대의 돌봄과 공존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끊임없이 탐구해 왔다.도입부인 1부 '깨어나다'에서는 사물과 신체가 결합한 독특한 형상들을 통해 기술과 자연의 경계를 허문다. 특히 알을 품은 인물을 형상화한 작품은 생명을 보호하고 길러내는 돌봄의 숭고함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이어지는 2부 '조우하다'는 인간이 낯선 생명체와 처음 마주하는 순간의 긴장과 호기심을 다룬다. 일상적인 공간 속에 상상의 생물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사진 연작들은 관람객들에게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묘한 경험을 선사한다.3부 '유대하다'는 이번 전시의 주제 의식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구간이다. 인간과 영장류의 특징이 혼합된 존재나 생명공학으로 탄생한 듯한 가상의 가족 형상을 통해 우리가 낯선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책임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작가는 기괴해 보일 수 있는 생명체들에게 모성애와 의존성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부여함으로써, 타자에 대한 혐오 대신 연민과 사랑의 시선을 유도한다.전시의 마지막인 4부 '흔적들'은 작가의 작업 과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이다. 인터뷰 영상과 기록물을 통해 작품 이면의 철학을 공유하며, 특히 34m 높이의 초대형 열기구 프로젝트 기록은 공공미술로서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웅장하게 보여준다. 전시 기간 중에는 SF 전문가의 강연과 작가 토크, 재즈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예정이다.수원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가 급변하는 기술 사회 속에서 우리가 맺어야 할 새로운 관계의 정의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전시는 유료로 운영되지만 매주 수요일은 시민들을 위해 무료 개방을 시행한다. 관람 시간은 계절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세계적 거장의 파격적인 상상력이 담긴 이번 전시는 인간다움의 본질을 되묻는 특별한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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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워커힐·롯데, 글로벌 김치 전쟁 발발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국내 특급호텔들이 김치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호텔 레스토랑의 부가적인 서비스 품목으로 여겨졌던 김치가 이제는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 상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앤리조트 등 주요 업체들은 셰프의 조리 노하우와 엄선된 원재료를 앞세워 일반 포장김치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시장을 구축하며 해외 유통망 확보를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조선호텔앤리조트는 호텔 김치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조선호텔 김치는 2030년까지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생산 기반을 대폭 확충했다. 올해 초 경기 성남시에 기존보다 2.5배 넓은 대규모 프리미엄 김치센터를 가동하며 하루 생산량을 6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싱가포르와 미국 등 해외 판로를 적극적으로 넓히며 현지 프리미엄 유통 채널을 통해 한국 호텔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1989년 설립된 업계 최초의 김치연구소 역사를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전통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펙스 김치'를 필두로 미국과 호주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전역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하며 현지 TV 광고를 병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장거리 유통 과정에서의 품질 유지를 위해 캔시머 용기를 도입하고 육수 성분을 개선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 결과, 해외 누적 수출량이 70톤을 돌파하며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롯데호텔앤리조트는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면세점과 해외 체인 호텔이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대한민국 조리명장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개발된 롯데호텔 김치는 최근 일본 다이마루백화점 팝업스토어를 통해 성공적인 해외 데뷔를 마쳤다. 이어 김포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잇따라 입점하며 외국인 관광객들과의 접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행객의 편의를 고려한 소포장 제품부터 파우치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면세 채널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호텔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1~2인 가구 증가로 인한 포장김치 수요 확대와 K-푸드에 대한 글로벌적 관심이 맞물린 결과다. 호텔들은 자사의 미식 브랜드 가치를 김치라는 대중적인 품목에 투영하여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생산 설비의 현대화와 수출 전용 용기 개발 등 기술적 진보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김치가 단순한 전통 음식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적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업계 전문가들은 호텔 김치 전쟁이 향후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급호텔들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품질 관리 역량은 일반 식품 기업들이 쉽게 넘보기 힘든 진입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프리미엄 김치를 찾는 수요가 국내외에서 동시에 증가함에 따라, 호텔 김치는 한국의 맛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인 럭셔리 식품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각 호텔이 선보일 차별화된 맛과 유통 전략이 K-푸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