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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벡스코에서 '고성방가' 난무한 이유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최된 2차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후보들은 '이재명 탄핵'과 '윤석열 절연'을 핵심 쟁점으로 내세우며 격렬하게 대립했다. 이번 연설회는 당내 노선 갈등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으며, 시종일관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소신과 당의 미래 구상을 피력했고, 지지자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서 상호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반탄파'로 불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 후보들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대여 투쟁을 당의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장동혁 후보는 연단에 올라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하고, 민주당을 앞세워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의 입법 행위를 "법의 지배를 가장한 계엄"이라고 맹공하며, 현 정부의 사법부 장악 시도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김문수 후보 또한 "국민의힘을 지키고 민주당부터 해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재판을 계속 촉구하는 국민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그는 '내란 특검'을 언급하며 전날 참고인 조사를 받은 조경태 후보를 직격하는 등, 당내 경쟁자에게도 날 선 비판을 가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반면 '찬탄파'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그를 지지하는 '윤 어게인' 극우 세력과의 단절을 주장하며 당내 혁신을 역설했다. 조경태 후보는 "국민과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 전 대통령"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하며,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와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당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의 연설 중에는 청중 사이에서 "배신자"라는 거친 야유가 터져 나와 한동안 연설이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회자가 거듭 자제를 촉구하고 나서야 연설이 재개될 정도로 현장의 분위기는 격앙되었다. 안철수 후보는 "말로는 똘똘 뭉치자고 하면서 결국 어디 가서 굽실대고 있나"라며, "계엄에 찬성하고 윤 어게인을 신봉하는 한 줌의 극단 세력에 빌붙어 구차하게 표를 구걸하고 있다"고 반탄파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하며, 당의 건강한 재건을 위한 내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를 "배신자"라고 비난하며 당원들을 선동했던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는 이번 부산 연설회에서는 당 지도부의 현장 출입 금지 조치를 수용하며 발길을 돌렸다. 전씨는 합동연설회장 인근에서 찍은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려 "현재 무너지고 분열된 국민의힘을 살리고 국민 지지를 받아 다시 한번 수권 정당이 돼서 윤 전 대통령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며 여전히 '윤 어게인' 주장을 이어갔다. 이날 전당대회 현장의 출입 관리는 매우 엄격하게 이뤄졌다. 손목띠나 목걸이 형태의 비표가 없으면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고, 응원 도구와 현수막 등 장내 소란을 유발할 수 있는 물품은 입구에서 철저히 수거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발생한 전씨의 선동 논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며,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 진행의 질서 유지를 위해 고심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합동연설회는 국민의힘 내부의 뿌리 깊은 갈등과 이념적 대립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당의 정체성과 미래 방향을 결정할 중대한 기로에 선 국민의힘이 이러한 내부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며 재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대표 선거 결과가 국민의힘의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과연 하나로 뭉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