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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 화가, 한국 첫 전시 열다

 미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풍경화가 모린 갈라스의 작품 세계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첫 개인전이 서울에서 열렸다. 작가는 미국 북동부 해안의 소박한 집과 고요한 바다 등 익숙한 풍경을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재해석하며 평온하면서도 낯선 감각을 동시에 선사한다.

 

갈라스 회화의 가장 큰 특징은 뚜렷하게 묘사된 중심 사물과 불분명하게 처리된 주변부의 강렬한 대비에 있다. 화면 중앙의 작은 집이나 꽃은 구체적인 형태를 띠지만, 그 주변의 하늘과 땅, 바위 등은 추상적인 색과 질감으로만 표현된다. 이는 실제 풍경의 재현을 넘어 작가의 기억과 인식 속에서 재구성된 장소임을 암시한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엽서나 스냅 사진 정도 크기의 작은 캔버스만을 고집한다. 작품의 크기가 클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미술 시장의 흐름과 반대되는 행보다. 이는 관람객이 작품과 더욱 사적이고 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려는 작가의 철학이 담긴 선택이다.

 

그의 풍경 속에는 어떠한 인물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그림의 서사가 특정 인물에게 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인물이 사라진 빈 공간은 온전히 관람객의 몫이 되며, 보는 이가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림 속에 채워 넣도록 유도한다.

 


두텁게 쌓아 올린 물감의 질감과 풍성한 붓 자국은 갈라스 회화의 또 다른 상징이다. 물을 많이 사용하여 여러 겹으로 색을 쌓아 올리는 방식을 통해, 작은 화면 안에 깊이감과 명상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으며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를 구축했다.

 

2017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PS1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며 입지를 다진 작가의 이번 한국 첫 개인전 '4월 2026'은 글래드스톤 서울에서 5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익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그만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조망할 기회다.